본문 바로가기
아시타의 심리여행

회피형 연인 다루는법 - 싸웠을 때

by 아시타 2023. 3. 7.
반응형

앞선 포스팅에선 불안형, 회피형의 기질에 대한 이해와 서로의 관계성, 연애를 했을 때의 그려지는 모습들을 알아봤었는데 이번에는 회피형 본인인 제가 겪었던 연인들의 좋은 대처와 안 좋은 대처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회피형을 다루는 법을 적어보겠습니다. 물론 회피유형이라도 모두 각각 다른 성격을 갖고 있으니 참고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글쓴이의 엠비티아이는 INTJ를 갖고 있는 회피형입니다.

 

불안형과 회피형은 애초에 만나면 안 된다?

사람 간의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억지로 자제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보통의 불안형-회피형의 연애는 불안형의 고통으로 끝난다고 많이 말씀들 하시죠. 또 불안형이 회피형에게 매우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불속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피형 또한 고통받습니다. 떠나간 연인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말이죠. 그들을 사랑했지만 자신의 두려움 때문에 밀어내고 단점에 집중해 또다시 도망쳐 헤어짐을 택한 자신이 스스로에게 벌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오래 고통스러워하고 그리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전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사람의 애착유형은 변하므로 서로 간의 노력이 있다면 점점 양쪽 다 안정형으로 발전 가능하기 때문에 억지로 이 사람의 유형이 자신과 안 맞는다고 일치감치 포기하기보다는 노력할 의지와 많은 인내심을 갖고 맞춰나갈 결심을 하고 만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회피형 연인과의 만남은 마치 고양이를 만나는 것처럼

여러분은 고양이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고양이를 매우 좋아하고 가끔 길에서 만나면 너무 귀엽고 하루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양이를 만지려고 하거나 귀엽다고 쫓아가지 않습니다. 고양이에겐 일방적인 애정이고 위협으로 느껴져 불편하기 때문이에요. 회피형 연인과 고양이는 많이 닮아있습니다. 잡으려 하면 도망가고 놓으려 하면 다시 다가오죠.  그렇다면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너무 귀엽다며 큰소리를 내며 쫓아간다면 도망갈 것입니다. 오며 가며 자주 마주치고 가끔 간식도 챙겨주며 멀찍이서 눈을 깜빡이며 눈인사를 하고 이 사람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준다면 어느새 자신의 옆으로 와 있는 고양이를 볼 수 있습니다. 회피형 연인을 만났을 때 여러분이 하셔야 하는 태도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만의 일방적인 니즈로 애정을 강요하고 갈구하지 않고 조용히 옆에서 바라보고 위협을 느껴 도망간다면 쫓지 말고 다시 올 때까지 신뢰와 믿음을 쌓는 것이죠. 긴 시간 속 신뢰가 쌓인다면 어느새 자신의 옆에 와있는 회피형 연인을 볼 수 있습니다. 관계라는 것은 불편해지면 멀어지고 편안하면 가까워지는 것이 전부입니다. 회피형에게 자신에게 자신이 편안한 사람이 된다면 다가올 것입니다. 하지만 자꾸 징징대고 강요하고 섭섭함을 표현하는 불편한 존재로 인식된다면 이별이 다가올 것입니다. 

 

싸울 때마다 도망가는 회피형 연인 

보통 회피-불안형 커플은 싸우면 회피형이 도망가고 불안형이 추격합니다. 회피형은 싸우다 말고 자리를 뜨거나 잠수를 타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은 후 아무렇지 않게 연락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불안형은 답답하고 불안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하지만 회피형과의 싸움에서 당장 풀려고 하거나 더욱 쏘아붙이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합니다. 회피형의 한계점이 100도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싸우더라도 이 100도까지 몰아붙이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그 100도에 다다르는 순간 회피형은 견디지 못하고 헤어짐을 고하고 동굴로 들어가 버릴 것입니다. 불안형은 회피형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섭섭하다고 말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 한계점까지는 쏘아붙이지는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회피형의 한계점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싸울 때의 좋은 대처와 나쁜 대처 

이때 제가 겪었던 좋은 대처는 먼저 도망가는 회피형에게 시간을 줍니다. 어차피 붙잡아서 얘기하려 해도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자기 방어기제를 억지로 통제하려 들지 마세요. 더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불안형들이 불안을 참지 못해 고통스럽고 스트레스받는 것처럼 똑같이 회피형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때 불안형이 마냥 기다리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기꺼이 할 수 없는 상태라면 도망가는 회피형에게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언제까지는 다시 오겠다는, 이대로 잠수를 타서 영영 떠나지 않을 확신을 받기 위한 대화를 합니다. 공격적으로 요구하지 말고 잠깐 혼자 시간 좀 가질래? 얼마나 필요한지 말해줘 그리고 자신이 연인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꼭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회피형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 답이 없는 동안 얼마나 불안감을 느끼고 힘들어하는지를 인지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좋지 않았던 대처는 자리를 피한 회피형에게 왜 또 답장을 안 하냐 전화를 마구 하고 찾아오고 계속 끝까지 몰아세운 경우입니다. 이때는 회피형의 한계점을 99도까지만 자극하여도 참겠지만 100도까지 이르게 만들어서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헤어진 회피형에게 재회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싸운 후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진 회피형이 슬그머니 연락을 해올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이때까지 살아오며 습득한 고급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발휘해 봅시다.

 

왜 어제 잠수를 탔니, 어제 뭐 했니, 누구랑 술 마셨니 등등의 집착적인 발언은 일단 삼키고 너무 궁금하다면 대화를 모두 끝낸 다음에 얘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부정적인 말로 공격하듯이 치고 나와버리면 기껏 다시 얘기하고 싶어 진 회피형은 다시 동굴로 기어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 느꼈던 좋은 대처는 우리가 싸운 것에 대해 자신의 의견, 회피형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 느낀 감정, 회피형이 대화를 회피한 후 기다리는 동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우리의 트러블이 반복되지 않게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으면 좋습니다. 마냥 회피형에게 맞춰주려 하지 않고 자신이 이 정도 양보할 테니 너도 이 정도는 해줘라 하고 분명히 요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회피형에게는 불안형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갈 수 있으므로 회피형 자신의 행동이 사랑하는 연인을 괴롭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죠. 이때 회피형에게도 연인을 사랑하고 앞으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오래 만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다면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반대로 느꼈던 나쁜 대처는 우리가 싸운 원인이 회피형의 연애방식 때문이다, 너 때문에 내가 너무 힘들다, 너의 방식은 잘못되었고 옳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라는 공격적인 뉘앙스로 말을 하면 회피형의 기질 중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생각하는 점과 자신의 영역과 공간을 지키려 드는 특성이 발휘되어 자신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던 방식을 (상처받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것이지만) 부정당하는 느낌과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때 회피형은 이 사람은 나와 맞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피형은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에 이 사람이 바뀔 것이라는 전제가 없고 누군가 나를 바꾸는 것도 싫기에 불안형을 많이 설득하려거나 이해시키려는 시도도 크게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이별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갈등이 생길 때 불안형과 회피형의 마음가짐 

 

이때 불안형은 자신의 불안감과 초조함에 비롯된 니즈들을 모두 충족시켜 줘야만 좋은 연애이고 옳은 방식인 것이 아님을 스스로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피형의 직접적인 애정표현이 많이 없지만 행동으로 나타나는 그들만의 애정방식에 대해 인지하고 자신만의 애정의 척도(연락의 빈도, 만남의 횟수)로 애정도를 판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연인 간의 요구는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자신이 요구하는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힘든 것이라는 점을 인정을 해야만 둘 사이의 간격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입니다.

 

회피형 또한 자신을 자꾸 옥죄이는 불안형을 보고 독립적이지 못하다고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답답해하며 단점만 보며 마음을 쉽게 닫고 헤어질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애착유형의 성향 자체가 극과 극인 것을 인지하고 내가 한 행동이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들이 하는 행동이 나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닌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그들의 방식인 것을 생각하며 둘 사이의 합의점을 잘 찾으려고 노력해봐야 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