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리나 자신스스로에 대한 특성 같은 것에 관심이 많다면 자신의 MBTI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친구사이, 연인사이의 궁합, 심지어 면접까지 MBTI가 판을 치는 MBTI과 몰입 세상이다.
예전세대의 혈액형으로 알아보는 성격유형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싸가지 없고 O형은 단순하다) 같은 세 가지로 막연히 분류되는 게 아니라 MBTI는 16가지로 조금 더 세분화된 유사과학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형 저마다의 특성 또한 개성 넘치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나는 현재 INTJ의 성향으로 3년 전에는 INFP에서 2년 전쯔음부터 INTP, 그리고 1년 뒤(현재) INTJ로 바뀐 케이스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INFP 내향형,직관형,감정형,인식형
↓
INTP 내향형,직관형,사고형,인식형
↓
INTJ 내향형, 직관형, 사고형, 판단형
●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미래지향적, 사람의 관계에 중심을 두는 목적이 변화가능한 융통성 있는 사람
↓
●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미래지향적, 논리적 객관적 판단에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체계적으로 하는 사람
세 가지 정도의 엠비티아이로 바뀌다 보니 연도마다 내가 느낀 나의 성격이나 사고회로 같은 것도 많이 바뀐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각각의 엠비티아이에 내가 머물 때 내가 느꼈던 나의 성격들은 어땠는지에 대한 글이다.
그래서 난 이 엠비티아이라서 이랬다! 가 아니라 내가 크게 바뀐 점들이 있는데 그때의 내 엠비티아이가 이러했다가 주제이므로 어 나는 같은 엠비티아인데 이거 아닌데? 다른데?라고 과몰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 거면 뒤로 가기 클릭하라.
이미 글 자체가 과몰입이긴 하지만 세상사람들이 고작 16개로 나눠진 성격유형에 해당한다고 다 성격이 똑같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내가 INFP 폈을 때 스스로 느낀 특징
굉장히 내성적
그 당시에는 소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조금 소심했던 걸까? 싶다. 아니 소심한 것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살 폈기 때문에 한 행동을 하기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뚝딱거린다고 하는 게 맞는 느낌? 소심한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내성적?
자의식 과잉
굉장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눈치를 보지만 스스로에게 과몰입 돼있는 느낌이었다.
인스타스토리에 TMI를 가장 많이 남발했을 때도 INFP였을 때이다.
나 자신을 특별하다 여기고 뭔가 내가 이러한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은 느낌. 근데 지금 생각하면 뭔가 이불킥 할 법한 요소라고 생각 든다.
파도 같은 감정의 변동
또 항상 감정들이 태풍이 휘몰아치는 바닷속의 파도처럼 솟구치게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했다.
뾰족한 말 하나에 기분이 상했다가 좋은 풍경이나 좋은 날씨에 작은 친절에 금세 기분이 좋았다를 반복한 듯하다.
뭔가 지금 생각해 보면 같은 상황을 겪어도 감정을 느끼는 폭, 스펙트럼 자체가 많이 넓었던 느낌이다. 지금보다는 훨씬 감정적이었다.
굉장히 이상적
지금의 나로서는 INFP였던 나를 떠올리면, 꿈속에 사는 아이, 동화 속 세상을 사는 아이 정도로 생각이 된다.
초록빛과 햇살이 넘실대는 평화로운 이상 속에서 머물고 싶어 하고 차갑고 딱딱한 각박한 현실을 마주하지 못한 것 같다. 아니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긍정적인 면만 봤다고 해야 하나 현실감각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이 든다.
이때도 일기를 쓸 때에는 보통 하루 있었던 일들보다 하루 중 느꼈던 점, 보다 더 추상적인 주제에 대해 일기를 적었다.
하지만 열정은 넘친다.
말랑말랑해 보이는 INFP들은 나름 내면 속에는 열정이 살아 숨 쉬는 타입이다. 이름도 '열정적인 중재자'가 아닌가. 일단 평화주의자지만 내면의 신념과 열정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아도 불타오르는 마음을 가졌었다. 하지만 부끄러우니 드러내진 않음, 하지만 누군가 내 신념을 짓밟는다면 용서하지 않으리..
폭닥폭닥 몽글몽글한 취향
의성어로만 말하니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지만 취향이나 이미지 자체가 작고 귀엽고 퐁실퐁실, 몽글몽글 구름 같은 그런 감성을 지녔던 것 같다. 또 자기 취향이나 음악취향 등에 굉장히 자부심이 있었다, 누군가 내 취향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 타격이 오는 느낌, 같은 취향인 친구들을 좋아했다.
상처를 많이 받는다.
상처를 정말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상대가 생각 없이 한 말과 반응에 깊게 생각하고 자꾸만 속에 다른 뜻이 있는지 찾아보곤 했다. 만약에 상대가 맛있다고 하면 맛있다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맛있는데 이건 왜 안 먹지 혹시 내가 기분이 상할까 봐 일부러 거짓말을 한 걸까 이런 뉘앙스로 뭔가 속에서 생각이 혼자 많은 스타일? 단순한 것과 거리가 멀고 혼자 속에서 난리 치는 스타일.
INFP > INTP로 바뀌었을 때
이때 F(감정형) 인간에서 T(사고형) 인간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글자 하나만 달라졌지만 많은 사고회로가 변한 것 같다.
보통 살면서 MBTI는 바뀐다지만 당시에는 크게 심적으로 힘든 일이 생겼던 터라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극단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스스로 체감도 많이 되었다.
F(감정) 80% - T(사고) 20% 정도였다면 1년 동안
F(감정) 10% - T(사고) 90%가 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 바뀌게 된 이유
당시에 심적으로 힘든 일을 겪다 보니 INFP의 기질로서는 집에서 하염없이 자기 연민에 빠져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나 자신... ★ 하며 눈물을 쏟고 할 것이 뻔하니 스스로 의식적으로라도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내가 살기 위해서!) 사건이 있으면 감정으로 온몸으로 받아치지 않고 몇 걸음 더 뒤로 떨어져서 그 사건에 대해서 사고하는 것을 연습했다고 할까. 그런 식으로 항상 스스로를 세뇌시키다 보니 사고회로가 단기간에 빠르게 변한 탓도 있는 것 같다.
근데 가끔은 너무 많이 바뀌어서 일상이 삭막해진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진짜 감정이 없는 로봇이 되어버렸나.. 싶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보다 많은 감정들을 느끼던 infp때가 그립기도 했었다.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의 메마름
INTP로 바뀌고 나서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와 나 진짜 많이 변했다 를 스스로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화가 날 일도 슬플 일도 흥분해서 쒸익쒸익 댈 일도 그저 아무렇지 않았다.
INFP때는 내면이 바다라고 하면 항상 폭풍우가 쏟아내리는 바다였다.
하지만 INTP때는 아주 고요한 바다, 호수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함께 지내던 친구조차 "너 진짜 많이 변했다, 예전이랑 다르다 좀 차분해졌다, 잠잠한 사람이 된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그렇다고 감정이 진짜 다 메말라버린 건 아니지만, INFP 시절을 겪고 나니 예전보다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의 폭이 매우 좁아진 듯한 느낌이다. 한 가지 사건에 감정이 반응을 한다면 INFP 때 100의 반응을 했다면 INTP때는 40 정도... 그마저도 드러내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으니 로봇 같았을 수도.
- 상처를 덜 받음
확실히 F에서 T로 변하고 인간관계 중심의 성향보다 업무중심 타입의 사람이 되다 보니 타인이 내게 하는 말들에 타격감이 사라졌었다.
예전엔 누군가 나를 미워하거나 뒷담을 한다고 했을 때,
INFP일 때는 집 가서 새벽에 내가 걔한테 무슨 잘못을 했지? 곰곰이 생각하며 스스로 서러워져서 뿌애앵 대며 많은 생각을 했을 일도
INTP가 되니 뒷담을 한다고? 왜?(정말 순수하게 궁금함 진짜 가서 물어보고 싶음, 그리고 벌써 재미있어서 입가에 미소가 있음) 그리고 내가 걔에게 어떤 부분이 뒷담의 포인트가 되었을지 분석하게 된다( 분석하는 걸 좋아함, 단지 재미있어서)
전체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는 것이 많이 줄어들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들도 많이 줄어들었다.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 듦)
- 타인의 시선에서 보다 자유로워짐
infp때는 스스로에 대한 애정도나 특별함이 굉장히 크고 타인의 시선도 의식하다 보니 그때는 이것저것 꾸미고 보이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옷이 혹시 유행이 지나서 촌스러운 건 아닌지, 사람들이 유행 지난 옷을 입고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옷을 입고 나갔을 때 어떻게 보일지, 타인의 시선과 반응 같은 것 하나하나를 눈치 보고 신경 썼었다면
intp로 바뀌고 난 후엔 사람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그다지 타인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 터라 내가 어떻게 입고 다니는지에 대해 별로 큰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다. 예쁜 것보다는 좀 더 편하고 실용적인 것이 좋고 똑같이 후줄근하게 입고 나갔다면 infp 때는 괜히 신경 쓰이고 할 것도 intp 때는 뭐 어때, 아니 애초에 이런 생각을 안 한다. 그냥 생각 편하게 사는 듯
- 가끔 너무 팩폭으로 상처를 주기도 함
감정적 공감이 먼저 나와야 하는 상황, 굳이 이성이 먼저 튀어나오지 않아도 될 상황들이 있지만 가끔 제어가 안될 때도 있다. (진짜 T발롬이 되었나..?)
친구들이 고민을 말하거나 할 때 누가 봐도 그냥 들어주고 감정적인 공감을 원하는 주제임을 알지만 자꾸 팩트로 후드려 때리게 되고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한다. 이게 알고는 있는데..!! 또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제어가 안된다.
나의 사고회로는
내 친구가 속상해한다.
↓
원인을 제거해 버리면 앞으로 속상하지 않겠다.
↓
원인을 계속 파악하려 하고 상황을 분석한다.
↓
플랜 1부터 2,3... 등등 가능한 플랜들을 제시한다.
↓
(하지만 친구에겐 필요한 게 이것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일단 그런 주제가 나오면 답답하다. 백날 감정적 공감이나 감정적인 얘기만 해서 뭐 하나, 해결되는 거 하나 없는데, 그다음에 또 같은 상황 되면 또 반복하고 할 생각에 너무 답답하다. 하지만 친구의 기분을 위해서 억지로 감정적 공감을 해줘야 하는 그 상황이 사실 나는 싫다.
- 취향의 변화
예전에는 관심 없어서 잘 안 보던 다큐멘터리나 우주, 평행우주, 양자역학 이런 것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굉장히 예전의 내가 생각했을 때는 삭막하고 저런 걸 왜 보지?라고 할법한 것들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우주 좋아하는 것도 INTP특으로 나오더라.
INTP > INTJ로 바뀌었을 때
사실 F(감정형)에서 T(사고형)로 바뀐 것도 놀란 일이었지만 P(판단형)>J(인식형)으로 바뀐 게 더 신기했다.
흔히들 P는 즉흥적 스타일, J는 계획적 스타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예전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게 방청소, 방정리, 빡빡한 분단위 일정에 따라가기일 정도로 계획 같은 것을 싫어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쪽으로 많이 변했다.
바뀌게 된 이유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불규칙한 생활과 현저히 떨어지는 일 생산성 때문에 건강도 잃고 일의 능률도 잃고 '이러면 안 돼!' 하며 정신을 차린게 클 것이다.
또 일을 하며 캘린더에 모든 걸 메모해 놔야 마감일, 친구와의 약속 같은 걸 까먹는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캘린더에 메모하고 시간을 쪼개서 잔업을 마치는 생활에 적응을 하다 보니 계획 짜는 것이 좋아졌다.
잘만 짠다면 늦어서 시간에 쫓겨 마음 졸일 일도 없고 계획이란 게 답답한 것이 아니고 뭔가 10분 일찍 나와서의 그 여유로움을 찾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계획 과몰입
INTP > INTJ로 바뀌었을 때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다른 부분들보다 확연히 시간관리! 계획! 의 측면이다.
● P(인식형, 흔히들 즉흥적) 유형일 때는
하루에 할 일들을 체크리스트로 메모해 놓고 대충 하루에 하는 것만큼 지워가는 식으로 생활을 했다면,
● J(판단형, 흔히들 계획형)가 된 후로는
지금은 아침기상시간 몇 시
할 일 1을 하기 전까지의 루틴 몇 가지
할 일 1 몇 시 ~ 몇 시까지
할 일 2 몇 시 ~ 몇 시까지
그 사이 밥 먹는 시간
다시 할 일 3 ~ 몇 시
취침시간 몇 시
이런 식으로 모든 내 생활방식을 계획해 두고 산다는 것이다. 초등학생시절에 쓰던 방학생활계획표 양식 그대로 계획표를 만들어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생활들을 매일 기록해서 생활계획표에 수정할 부분을 찾아서 수정하고 또 맞춰서 생활하고 있다.
조금 삭막하고 빡빡할 수 있지만 꽤나 도움이 많이 된다. 생활계획표를 만들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초등학생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정말 팍팍한 어른이 되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
약속시간 늦는 것에 예민, 시간 뺏기는 게 너무 싫은 인간!
뭔가 내 시간들을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성향이 매우 짙어지면서 내 시간도 소중해지며 타인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누구한테나 시간 뺏기는 건 INFP일 때에도 싫어했긴 했지만 조금 다른 점은
INFP 때는 나만이 홀로 집에서 즐기는 시간을 방해하고 뺏어가는 게 싫음 (ex 쓸모없는 긴 통화)
INTJ 현재는 그냥 친구와 시간을 보내거나 어떤 무언가를 했을 때 나에게 시간적으로 손해 보는 것이나
내일의 내 하루, 내가 짜둔 계획에 영향을 미쳐서 시간에 차질이 생기거나 시간을 뺏기는 게 너무 싫다.
나는 이제 내일을 위해, 다른 할 일들을 위해 집에 가야 하는 시간인데 친구가 날 붙잡고 안 놓아준다거나.. 그러면 살짝 힘들어서 마음속으로 몇 발자국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약속 시간 안 지키는 사람 너무 싫다. 친구들을 보면 일찍 와서 기다리는 사람은 항상 일찍 오고, 늦는 사람은 항상 늦는다. 그리고 그 늦는 것도 느지막이 약속시간이 다되어 가서야 삼십 분, 한 시간 늦는다 이런 식이다. 항상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한두 번 10분 정도는 이해를 해도 매번 이러면 좀 힘들다.
스스로 통제하려는 욕구
J가 계획형이 아니고 통제형이라는 말이 있다. P도 구체적이진 않지만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계획이 틀어지면 유연하게 받아들일 줄 알지만 보통 J형들은 계획을 세우고 틀어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J가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사실 스스로의 시간을 통제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항상 머릿속에 다음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를 보면서 계획의 목적의 본질이 결국엔 내 시간들을 통제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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