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프리랜서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와 프리랜서를 하며 느낀점과 장단점, 프리랜서를 하기 전에 꼭 체크해봐야 할 것들 느낀것들을 공유합니다.
프리랜서가 된 계기
1)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일
먼저 계기를 잘 설명하려면 아주 어릴적 기억 속까지 더듬어야 한다.
나는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것을 참 좋아했던 아이였고 항상 그림과 가까이 지냈다. 나름 공부도 성실히 열심히 (잘) 했던 편이라 중학교 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림보다는 공부에 조금 더 집중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릴 환경도 접할 기회도 많이 없어진 채 고등학생 2학년이 되었고 예체능 계열로 내가 갈 거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지만 갑자기 마음속에 불이 일듯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활활 타올랐다.
한 번도 태어나서 뭘 사달라 해달라 요구해 본 적 없는 내가 부모님께 미술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고2 입시미술을 하기엔 조금 늦은 시점에서 그림을 다시 시작하였고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나는 가고싶은 과 때문에 입시를 한 게 아닌 (디자인과, 공예 등등을 가려고 입시미술을 시작한 게 아닌) 그저 그림이 그리고 싶기 때문에! 입시미술을 한 것이 더 컸다. 어쨌거나 입시미술로 가는 과더라도 그림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라고 안일한 생각을 하며
2) 정신없이 살다보니 직장인
그렇게 디자인과로 전공을 택했고 소문대로 디자인과는 과제와 야작이 매우 많았다.
정신 차려보면 일년 이년.. 금세 졸업반이 되었고 슬슬 취업을 걱정할 시점에 운이 좋게 작은 회사를 들어가게 되었다.
4학년 내내 알바를 쉬어본 적 없이 병행하며 휴학한번 없이 달리고 몇 밤을 새우고 졸업작품이 끝나는 다음날, 하루도 맘 편히 늦잠 자보지 못하고 바로 회사에 출근하여 남은 학교 과제와 회사 생활을 또 적응하고 정신없던 생활들을 지내고 그제야 한숨 돌리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을 때이다.
이제야 마음에 여유를 갖고 이때까지를 돌아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분명 이쪽 길로 온 계기가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온 것인데 이리저리 치이며 달려오다 보니 이까지 떠밀려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실 디자인과는 그림도 그릴 일이 있지만 내 전공은 의류 쪽이었기에 결이 많이 달랐다. 물론 옷도 좋아했어서 전공을 살려 개인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마음속 깊이 원하던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림을 업으로 삼는 직종을 당시 화가 말고는 없다고 생각했던 나 이다.
3) 정신이 번쩍 들던 결정적인 계기들
의류회사를 다니면 정해진 루틴, 흐름 같은게 있다. 몇 개월 뒤엔 룩북을 찍고 몇 개월 뒤엔 패션위크 준비를 하고 그 뒤엔 패션쇼를 하고 또 돌아오자마자 며칠 후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계속 반복을 한다. 나는 이 쳇바퀴 돌아가는 의류시장의 너무나도 빠른 흐름에 항상 정신 차리기가 버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정해져있고 예측가능한 생활을 1년, 3년, 5년, 10년 후에도
똑같이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 하면 절망적일 정도로 마음이 답답하고 암울했다.
요일과 시간을 정해놓고 내 의지가 아니여도 너무 하기 싫은 상태여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에도 꽤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연차를 쓸 수 있지만 분위기상 내가 빠지면 다른 사람이 내 업무를 맡아해야 할 걸 생각하니 간절히 쉬고 싶은 날에도 그러지 못했던 때가 많았다. 그리고 사회생활 속에 입발린 소리와 가면을 쓰는 것이 너무 피로했다.
여러모로 회사의 문화와 정말 안맞다고도 스스로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럴때 마다 약 7~8년 전 입시미술을 시작했던 그때처럼 다시 그림에 갈증을 느꼈고 퇴근 후 집에서 취미로 틈틈이 그림을 그렸다. 뭔가를 잡고 선이라도 긋거나 색칠이라도 해야 마음속 어떤 답답한 부분이 해소가 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내가 앞으로 살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건지, 내가 진짜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일이 뭔지, 내가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인지, 10년 뒤에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누군가는 안정적이고 정해진 일을 하며 남는 시간에 취미생활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을 원할 수 있지만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일단 행복이였다. 내가 죽기 직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만한 삶.
그런 와중에 이런말을 들었다.
'사람의 인생이 100이라면 인생의 절반을 일을 하다 죽는다'.
내가 하기싫은 일을 할 때나 알바나 회사에 다닐 때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원하고 그저 때우는 이 시간들을 내 인생에서 모아보면 절반이고 나는 남은 시간밖에 자유롭게, 내 의지대로 쓰지 못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며 충격을 먹었다. 그리고 그 절반의 시간들이 너무나도 아까워졌고 그 시간을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다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계기
1. 회사에서의 과도한 업무와 압박감, 그리고 반복될 것에 대한 무료함과 두려움
2. 내가 원하는 확고한 라이프스타일
3. 하고싶은 일에 대한 욕구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꼭 나에게 질문 던져보아야 할 것들.
내가 프리랜서가 되기로 마음먹으며 당시에 고려해 본 사항들이다.
아직 자신의 인생의 길을 잡지 못한 분들에게 한번쯤은 곰곰이 생각하고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질문 밑에 답을 쓰고 그 답이 모호하면 한번 더 그 답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옆에 또 쓰는 것이다.
질문 1. 내가 원하는 10년의 뒤 상상하기
ex) 고양이와 함께 여유롭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
질문 2.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ex) 너무 바쁜 것보다는 일상에 여유도 느끼며 살기, 일하는 시간이 스트레스가 아닌 성취감, 행복이었으면
질문 3. 나의 지금 현재 삶의 만족도, 낮다면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ex)
만족도 :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주말만을 바라보고 산다. 주말만 숨통이 트이는 기분
저녁 먹은 후 잠깐의 시간만이 나의 온전한 시간이다.
바뀌고 싶은 점 : 혼자 일하는 것이 좋다. 시간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땐 쉬고 싶다.
질문 4. 바꿀 수 있는 방법들
ex) 혼자 일하고 시간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면 프리랜서가 제격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프리랜서로 전향한다면 집에서 일하는 시간도 많고 반려묘와도 함께 할 수 있다. 질문 1,2,3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질문 5. 방법을 실천 후 감당 할 수 있는지?
즉, 다짜고짜 마음먹었다고 난 할 거야! 하는 것이 아닌 계획을 촘촘히 세운 후 실천하기
ex)
퇴사 후 그 일을 준비하는 과정은 얼마나 걸리는지 → 대략 n개월에서 ~ n 년
내가 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가능성과 능력
준비과정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는지 → 최소 한 달 생활비 n원 → 2~3년에 대한 생활비 n원 x 36개월 → 통장에 있는가? → 없으면 당장 퇴사는 힘듦, 언제까지 모으기 계획.
그 일이 잘 안 되었을 때의 플랜 B → 내가 다시 회사로 돌아올 수 있는지 / 재취업이 가능한지 생각해 보기.
프리랜서의 장, 단점과 느낀 점
1 ) 프리랜서가 된 후 장단점
위의 질문들을 던져보고 계획을 세워 퇴사한 후 프리랜서가 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결과적으로만 말하자면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삶의 질이나 행복도 자체가 훨씬 개선되고 행복한 순간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스스로 느낀 장단점이기 때문에 내가 장점으로 느낀 부분을 누군가는 단점으로 느낄 수도, 내가 단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이 누군가에겐 장점이 될 수도 있으니 참고로만 보셨으면 좋겠다.
장점
⊙ 시간이 자유롭다.
⊙ 늦잠 잘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침잠이 매우 많은 스타일이라 최대장점)
⊙ 내가 원하는 시간, 최대효율을 낼 수 있을 때 일을 할 수 있다.
⊙ 사람들과 그렇게 많이 부딪힐 일이 없어서 너무 좋다 (파워 내향형 인간)
⊙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단점
⊙ 내가 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두려움
⊙ 시간관리가 꽤나 어렵다. → 그래서 매일 나와의 의지 싸움..
⊙ 일이 없는 달에는 불안감이 크다.
⊙ 의지가 꺾이면 늘어지게 된다.
2) 3년 차 프리랜서의 느낀 점
1. 환경의 중요성
사람은 환경이 참 중요하고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강제성을 띄는 시간과 약속을 해두지 않으면 환경에 따라가게 된다 ㅠㅠ
2. 매 순간이 게으름과의 싸움이다
나는 생각보다 게으른 사람이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초반에는 할 일을 마감까지 이리저리 미루고 급하게 하는 일이 일쑤였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까지도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
3. 시간관리의 중요성 ★★★★★
앞의 1,2와 비슷한 맥락으로 시간관리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조금이라도 나와의 약속, 강제성을 띄는 스케줄이나 루틴을 정해놓고 습관을 들여야 그 시간으로 살게 된다. 프리랜서에게 시간은 금이기 때문에 하루를 얼마나 알차게 사용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루틴 없이 살며 시간을 헛되이 보낸 하루에는 무언의 죄책감과 함께 잠이 들곤 한다.
4. 불안감
마냥 회사를 그만두고 모든 것이 자유로운 줄 알았으나 자유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
너무나도 자유롭게 되어서 스스로가 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았다.
일이 없는 달에는 심리적 압박이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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