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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의 심리여행

회피형과 불안형 연애의 잔혹한 현실

by 아시타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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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만 해도 회피형과 불안형 연애에 대한 글들을 많이 적었었다. 물론 회피형이던 내가 당시 불안형 연인을 만나며 나의 필요로 인해 내가 공부한 내용들의 바탕과 나의 경험담을 함께 적용해서 두고두고 나도 보고 참고하려고 적었던 글들이다. 

 
▼ 참고 링크

 

 
 
 
 
 
 
 
 


 
 

결론만 말하면 회피형과 불안형의 연애의 현실은 잔혹하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이 글은 매우 주관적이므로 잔혹하다고 표현하겠다.)
 
그렇게 스스로 공부하고 바뀌려고 노력했던 내 노력과 달리 결과는 꽤나 잔인했다. 회피-불안의 아주 평범한 연애와 갈등을 겪으며 다를 바 없이 헤어졌다. 물론 사람 간의 모든 인연이 회피-불안의 유형 때문에 마찰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많은 이유도 문제가 되었겠지만 가장 큰 틀은 회피-불안이라고 생각된다. 
 
문제점이 무엇이었냐
그렇게 글을 적어대며 공부까지 했던 내가 회피-불안유형의 연애에 결국엔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문제점은 
첫 번째, 알아도 적용이 안된다.
두 번째, 나만 알면 무쓸모다
세 번째, 본성은 잘 안 바뀐다. 
로 생각이 든다.

 


 

첫 번째 , 알아도 적용이 안된다.

 

모든 사람들은 다 알지 않는가. 감정이 상해서 싸우는 상황에도 예쁜 말을 써야 하고, 연인이 섭섭함을 느끼면 이렇게 행동하는 게 올바르고, 저 사람이 날 비난해도 이성을 붙잡고 얘기를 시도해야 하고 등등 모두가 백 점짜리 연애 이론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막상 그 상황에 닥치면 결국엔 자신의 본성대로 행동하게 된다.
 
집에 불이 나면 소화전에 소화기를 꺼내서 핀을 뽑고 호스를 꺼내고 등등등... 모두가 알지만 막상 집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면 당황해서 소화기를 쓸 생각을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회피형과 불안형의 특성들을 공부하고 머리로는 알고는 있지만 그 지식들이 모든 트러블을 원만하게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항상 트러블이 지나간 후에 아, 그때 이렇게 해결해 볼걸, 이때는 불안형 연인이 이런 마음을 가져서 이런 행동을 했겠구나. 정도는 추후에 깨달아도 막상 싸우거나 문제가 생겼을 당시에는 적용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충분한 지식을 알고도 적용을 하는 것은 많은 연습이 필요한 일이구나를 매번 깨달았다.

 
 

두 번째, 나만 알면 무쓸모다

 

내가 그렇게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공부를 해보고 어느 정도 불안형의 사고흐름과 행동패턴을 파악하게 되더라도 나만 회피-불안에 대한 특성과 도움이 되는 것들을 알고 있을 뿐이지, 상대방이 이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의 애착유형만을 따라가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관계에서 서로 이해하고 도와야 하는데 한쪽에서만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결국 다른 한쪽방향의 사람의 입맛에만 끌려가게 될 뿐이다.
 
A : 너무너무 스트레스받고 이해가 안 가지만 얘는 이런 유형이니까 이렇게 행동한 거겠지?.. 내가 이해하고 참아야지 근데 점점 지친다
B : 얘가 내 말에 잘 따라와 주네? 뭐지? 이제야 나를 이해한 건가? > 바뀌는 것 없음, 점점 요구하는 점이 많아짐
 
 
특히나 회피-불안의 유형은 극과 극이므로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이해해 준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때보다 더 크나큰 스트레스를 감수하고도 사랑하는 연인이니 이해한다는 뜻이다. 애초에 이렇게 다른 유형이 만나지 않았다면, 탁구나 배드민턴을 칠 때로 비유하면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도 서로 간에 자연스러운 랠리가 되었을 테다, 하지만 회피-불안 유형은 서로서로 공을 잘 받을 수 있게 던지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관계라고 생각되는데 한쪽만 이런 관계성과 노력할 점을 알고 공부한다면 공 주워오는 쪽만 지쳐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물론 공주워 오는 쪽은 한쪽만 공부하며 이해해주려고 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본성은 잘 안 바뀐다.

 

가장 큰 부분은 사람은 본성이 잘 안 바뀐다. 애착유형이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많이 영향을 받고 커가면서 달라진다고는 하지만 보통 성인이라면 적어도 나와 적어도 10년 20년 가까이 내가 고수해 오던 방식일 텐데 그것을 한 번에 어떻게 바꿀까 싶기도 하다. 이 점 때문에 첫 번째, 알아도 적용이 안된다.라는 문제도 발생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소중한 한 사람을 위해 나의 모든 생각들과 사고를 바꿔야 하는 격인데... 말이 쉽지 쉽지가 않다.
 
그리고 그만큼 모든 걸 쏟아붓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이미 쉽지 않다.
사람은 모두 그래도 위급한 상황엔 자기 자신이 먼저 살아야 하는 본능이 드는 만큼, 나부터 살아야 상대를 보살필 여유도 나오는 법이기에, 회피-불안의 정 반대 기질은 서로의 애착유형의 발작버튼을 눌리는 격이라 회피는 불안형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불안형은 회피형의 회피기질을 증폭시킨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며 나부터 지키려고 살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자기 방어기제가 나오고 애착유형의 모습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회피형과 불안형은 만나지 말라! 내가 이렇게까지 공부를 해봤는데도 안되더라!
는 식의 글은 아니다. 그렇다면 문제점 또한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로가 조금 더 미숙했던 것과 다른 여러 상황이 겹친 탓이라고 생각이 들며 서로 쌍방향으로 공부를 하고 조금씩 노력해 간다면 충분히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아직도 생각 중이다.
 
하지만 애초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게 가장 쉬운 길이긴 하다만.. 이미 어려운 길 쪽의 사랑을 하고 있다면 사람 마음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이별 속 모습이 결국 자신의 애착유형으로 인한 문제였음을 인지하고 고치고 싶은 단계까지 왔다면 자기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것이고 이 글을 읽은 사람들도 그러한 마음에서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런 모든 사람들과 사랑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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